
만화책 좀 본 사람 치고 '도박묵시록 카이지'란 작품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딘지 발로 그린 것 같은 그림체 같지만 보다보면 인간 군상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그림 솜씨에 놀라고, 극한의 상황에서 기필코 탈출 수단과 함께 역전까지 노리게 되는 주인공 카이지의 스토리에 빠져들게 되는 이 작품은 걸작 중 하나로 손색이 없을 듯.
이 탄탄한 텍스트를 영화화 했다고 해서 봤는데 생각보다 잘 만들어진 스토리와 연출에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감상했다.
일단 주인공은 배틀로얄과 데스노트 등에서도 주연을 맡은 배우인데 왜 이 배우가 일본에서 잘 먹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어울리지 않는 배역에 턱턱 주인공으로 발탁되는 걸 보면 뭔가 내가 모르는 다른 면모가 있을지도. 그렇다고 영화를 망치진 않는 정도였다.
또 뜬금 없이 원작의 사채업자 아저씨 엔도가 미모의 중년 여배우 아마미 유키로 등장하는데 마지막에 좀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만들어 낸다. (도무지 이 아줌씨가 왜 카이지의 말 같지도 않은 구원요청에 응했는지 설득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이지'는 현대 자본주의 문명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모델화 시키고 그 잔인한 시스템에 휩쓸릴 수 밖에 없는 인간들을 처절하게 묘사함으로서 금권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하게 하는 힘이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대출광고를 보라. 너무나 자상하고 선량해 보이기까지 한 대출광고의 이면에는 욕망과 희망을 미끼로 사람을 조종하고자 하는 자본세력의 숨은 의도가 있음을 빌리고자 하는 자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