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돈가스인데 그건 살코기로만 만든 생돈가스를 할인매장 같은데서 구입하면 되지만 문제는 튀김. 거의 집에선 해먹질 않아서 소량의 돈가스만 튀기고 버리자니 식용유가 아깝다. 기름을 좀 넉넉하게 두르고 팬에서 그냥 호떡 굽듯 튀기는 방법도 있지만 기름을 너무 많이 먹으므로 패스하기로 하고.
그리고 일반 프라이팬에 소스를 만들면 그릇에 담아낼 때 아무래도 예쁘게 담기가 힘들다. 돈가스덮밥 전용 프라이팬이 있는데 극단적으로 각도가 낮아 소스에 담근 돈가스를 빠르고 예쁘게 사발에 담아낼 수 있다.
어차피 자주 해먹을 것 같진 않아서 밖에서 돈가스덮밥을 사먹기로 결정.
근데 막상 나오니 멀리 가긴 귀찮고 가까운데에서 해결하고 싶은데 딱히 돈가스덮밥을 잘 하는 데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돈가스전문점이 몇 군데 있는 목동 현대백화점 뒷편으로 가봤는데 두 집을 들러 메뉴가 없음을 확인하고 세번째 집에 있어 안착.
아, 근데.......................................
이게 정말이지 맛이 없는 거야.
돈가스덮밥을 먹어보긴 한걸까?
어떻게 음식을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거지?
정말 신기하게도, 밥을 사발에 담고 우동국물을 아주 많이 넣어. 그리고 양파와 계란과 함께 우동국물에 푹 말아서 바삭함은 이미 완전히 사라지고 튀김옷이 너덜너덜 찢어지는 자른 돈가스. 원래의 형태는 해체되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그리고 그 위에 팽이버섯까진 이해를 하겠는데 미나리를 올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게다가 시치미 가루까지 뿌려서 나와. 이게 돈가스덮밥이래. 그냥 할 말이 없어.
전체의 일부가 좀 이상한 거면 뭐라 할 얘기라도 있는데 이건 근본부터가 완전히 다르니 할 말이 있나.
이 집 주인장은 그러니까 우동과 덮밥을 구분하지 못하는 거 같아. 이건 그냥 면대신 밥과 돈가스가 사용된 거지 조리법은 우동 만들기와 동일하다는.
엊그제 뉴스를 보다보니 이번 정부가 학자금대출의 폭을 넓혀 놓은 것에 대해 마치 서민들을 위한 대단한 정책이나 된 듯인 양 보도를 한다.
헌데, 생각해 보자. 이랬다 저랬다를 따질 필요도 없이 현재의 대통령 가카께서는 후보시절 분명하게 대선공약으로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그런디 오늘날에 오니까 "그건 오해다, 사실은~" 하면서 등록금을 미리 대출받아 내고, 소득이 생기면 25년 동안 값으면 되니까 공약을 지킨거다 라는 식으로 나오고, 방송에서도 마치 서민들도 돈 걱정없이 대학 공부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는 식으로 보도를 한다.
아~ 개탄스럽도다……
이 대출이란게 그냥 미리 쓰고 나중에 나눠 갚으면 땡이라는 식으로, 계산 자체는 엑셀 초보자도 사칙연산만 적용하면 시트를 금방 만들 정도로 쉽지만, 현실세계는 전혀 쉬운 게 아니다.
간단하게 매년 등록금이 1천만원이라고 했을 때 4년제를 졸업하면 아주 단순하게 원금 4천만원의 빚이 생기는 건데, 4천만원의 빚을 갚는다는 것은 상당한 고통이 따르게 된다. 여기에 이율이 곱해지고 장기간의 거치기간과 상환기간이 더해지면 빚을 갚는 것은 일생과 관련한 문제가 된다.
이는 달랑 졸업장만 들고 사회에 나서는 젊은이들에게 출발선상에서부터 한 참 뒤로 물러 놓는 장거리 레이스의 시작이 되는 셈이다.
빚으로 대학공부를 하고, 빚으로 취업준비를 하고, 빚으로 자동차를 구입하고, 빚으로 결혼준비를 하고, 빚으로 아이를 키우는 인생.
캠퍼스론, 오토캐피탈, 보금자리 모기지론 등 빚을 내는 사람들의 감각을 무디게 하는 화려한 영단어 이면에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담보로 맡겨야 하는 위험요소와, 계획이 어긋나게 될 때 감당해야 하는 커다란 불행이 존재하고 있다.
몰론 이렇게 대출로 시작한 20대라도 분명 승자는 존재할 수 있다. 아주 소수이겠지만 적어도 공기업이나 대기업, 또는 전문직에 진출하여 원금을 조기에 상환하고 더 많은 수입으로 자신의 인생을 풍족하게 만드는 이들은 분명 나오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들이 개천에서 용 나온다의 새로운 모델이 될 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로 대출금 상환의 압박에 못이겨 비정규직이라도 필사적으로 매달리려 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금의 이 시책은 그러한 노동시장 구조를 더욱 더 견고하게 만드는 악수에 불과하다는 걸 공론화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