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 않은 시간이고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지만 어쨌든 아직도 신혼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살고 있다. 앞으로도 잘 살아야겠다.
10주년이니만큼 평소와는 좀 다른 걸 먹자는 취지에 부응하여 목동 하이페리온 2차에 있는 '라 치엘로'라는 이태리 식당을 예약했다.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고 하기엔 좀 더 국내 현지화에 가까운 식당이지만 그리 높지 않은 가격에 코스요리를 즐길 수 있어서 인기 만점인 곳이다.
무엇보다!! 강남 지역의 맛에 비해 턱없이 비싼 가격에 계산할 때엔 부가가치세를 따로 달라고 하는(심지어 봉사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기형적 경영구조의(임대료가 식자재 비용을 압도하는) 레스토랑들에 비해 메뉴판에 씌여진 가격만 계산하는 것도 이곳의 매력 중 하나이다.
크림수프. 직접 만드는 것으로 추정.

마늘 바게뜨. 일단 미리 잔뜩 만들어 두지 않고 갓 구워내 와서 따끈따끈 말랑말랑한 게 꽤 맛이 좋았다.

채소 샐러드. 과일 드레싱으로 산뜻하게. 양도 섭섭지 않게 내어 준다.

오이와 양파 피클도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인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아삭아삭하니 식감이 좋다. 다 먹으면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리필을 해준다.

안심스테이크 등장. 가지와 단호박, 표고버섯도 함께 구워 그릴마크를 내고 새싹 채소를 얹어 나온 모습이 꽤 그럴 듯해 보인다.

미디엄으로 주문했는데 꽤 많이 익은 모습. 혹자는 덜 익었다고 안먹는 이도 있는데 취향을 강요하고 싶진 않지만 붉은 기가 있으면 무조건 안익은 것이라고 단정지어 생각하는 것은 아닐런지. 다음엔 미디엄레어로 요청하는 게 좋겠다.

토마토소스 소파게티. 파스타에 비해 소스가 많다. 해산물의 종류와 상태는 중간 정도. 알덴테 상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미리 주문해 두는 게 좋을 듯. 꽤 많이 삶아져 나온다.

두런두런 얘기 나누며 식사를 마친 뒤 나오는 후식. 커피와 녹차 중 택일. 다른 메뉴나 저녁 시간에는 아이스크림도 고를 수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다 먹고난 뒤 총 지불한 금액은 3만7천원.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맛있고 즐겁게 결혼 10주년을 자축한 것 같다.
내일은 결혼 10주년 여행을 떠나려 한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