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라인 스케이트 열풍이 불었을 때 채드 헤드릭은 인라인 스케이터들에게 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국내에도 수 차례 방문했던 헤드릭은 압도적인 더블푸시로 많은 사람들을 감탄케 하며 인라인 스케이트 열기에 기름을 부었었다.
그리고 인라인 스케이트에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게 된 헤드릭은 돌연 아이스 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꾼다 하면서 바퀴를 벗었다.
빙상에서도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해 탄성과 환호를 자아냈던 헤드릭은 어느새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노장이 되어 밴쿠버 트랙에 서 있었다.
나는 모태범 선수가 1000미터 스타트 라인에 채드 헤드릭과 함께 있는 모습에서 뭔가 말하기 힘든 묘한 감정을 느꼈다. 전체 경기의 결과는 모태범 은, 헤드릭 동.
1500미터 경기가 열렸던 날 채드 헤드릭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리고 스케이트를 신었다.
Goodnight friends BIG DAY on Saturday! 1500 meter here in Vancouver- this is the end of a long skating career....
이 메시지를 보고 헤드릭의 마지막 경기를 보고 있자니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채드 헤드릭이 왜 영웅이고 모든 스케이터들이 존경하는 위대한 선수인지. 피니쉬라인까지 자기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스케이트를 밀어내는 헤드릭의 모습은 보는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채드 헤드릭의 마지막 경기를 생방송으로 볼 수 있어 정말 의미 있는 일요일이었다. 생각해보면 빙속 1500이야말로 동계올림픽의 백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선수들의 달리는 모습에서 인간 정신력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위대한 선수와 함께 레이스를 펼치고 한 순위 더 좋은 기록을 세운 모태범 선수에게도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낸다. 은퇴하는 영웅은 새로 떠오른 우리나라의 젊은 영웅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으리라.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