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는 영일분식. 지하철 2호선 문래역 1번 출구로 나온 뒤 150m정도 직진한 뒤 우회전 또 다시 200여 m를 간 뒤 길을 건너서 신한한의원 뒷편 골목으로 들어가면 보입니다. (접근성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

가게의 모습은 보시다시피 허름털털하군요. TV에 나온 화면을 캡춰하여 간판으로 만들어 달아놨는데 그마저도 색이 바래서 더욱 고풍스럽게 보입니다. 대표메뉴는 '칼만두'라고 씌여있는데, 칼만두라... 뭔가 칼을 사용해서 만든 만두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건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서 보니 칼국수에 만두를 두 개 넣은 것이더군요. 왠지 날림으로 갖다 붙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고향에 가면 할머니가 해주시는 고향의 맛이라고 그러는데, 인근에 주 고객집단이라 할 수 있는 철공소 사람들이 아마도 그렇게 불렀나 보네요. 솔직히, 고향의 맛이라는 감상적인 표현을 붙이기엔 부족하단 생각입니다. 고향환경이 그리 풍족하진 않을거라 추측되는 철공소 사람들의 입맛이려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김치와 양념장. 뭐 별로 내세울 건 없습니다.

비빔국수. 처음에 비빔국수를 주문하니 "칼비빔이요?"라고 물어서 "그게 뭔데요?"하고 되물으니 칼국수면으로 만든 비빔국수라고 합니다. (여튼 여기 작명 감각은 좀 떨어진다는) 그래서 "아니 그냥 국수요"라고 확인을 하니 "그럼 소면비빔이요?" "예" 이렇게 주문을 마쳤습니다.
헌데 정작 나온 것은 소면이 아닌 중면이더군요. 중면은 소면과 우동이나 자장면에 쓰이는 대면의 중간 사이즈인데 사소한 것이지만 중면을 소면으로 부르다니 대충대충 넘어가는 스타일의 가게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푸짐하게 씹히는 감촉이 좋은 중면도 좋아하긴 하지만)

여튼 이 중면으로 만든 비빔국수는 고추장 양념이 적게 들어가고 참기름 향과 상추의 감촉이 함께 어울어져 그럭저럭 먹을만 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잘 느낌이 안오지만 양도 무시 못하게 많구요.

간판메뉴인 '칼만두' 등장.

(앞접시가 지저분한 것 양해를) 두 개 들은 만두를 살펴보니 괜찮은 수준입니다. 직접 빚는 것 같은데 만두소가 알차게 들어 있고 후추와 조미료가 적게 들어 있어 부담없이 먹기 좋더군요. 만두는 합격.

칼국수는 그냥 그렇습니다. 국물은 바지락이 조금 들어간 닝닝한 상태이고 호박이나 계란 김 고명 들이 딱 분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의 맛입니다. 저는 면의 상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아쉽게도 이집의 면은 공장에서 만들어 파는 가장 싼 면으로 추정되는군요.
칼국수의 맛은 일단 면을 한 젓가락 입으로 빨아들였을 때 기분 좋은 밀가루 음식의 매끌거리는 식감이 느껴지고 그 굵기에서 입속 가득 푸짐한 만족감에 씹으면 쫀득하게 이빨로 잘려지다가 톡~톡~하고 마지막에 끊어지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곳의 칼국수는 그냥 별다른 맛도 없이 씹으면 힘없이 흐물흐물 퍼지듯이 끊어집니다. 정성껏 반죽하지 않은 밀가루를 로울러로 재단해낸 면에서 볼 수 있는 맛이죠. 포장마차에서 파는 칼국수가 보통 이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칼국수로 유명한 집이 되려면 설령 손이 아닌 기계로 잘라냈다 하더라도 최소한 반죽 정도는 직접 하는 집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바지락이 되었건 닭고기가 되었건 멸치가 되었건 기타 해물이 되었던 간에 국물에도 그 집만의 특색이 살아 있고, 김치 담그는 솜씨까지 더해졌을 때 칼국수로 간판을 걸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하긴, 이만큼 싼 집에서 거창한 걸 기대한다는 게 무리일 수 있습니다. (칼만두, 비빔국수 4000원) 만두를 건져먹은 칼국수에 식탁에 따로 비치된 다데기를 한 숟가락 투하하니 간이 적당히 맞는 분식집 칼국수 맛이 나는군요.
근처에 직장이나 집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두번 정도 들를만한 집이라고는 생각되지만 방송에서 "고향 할머니의 맛"이라고 떠들 정도는 아니라 여겨집니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