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4가역 1번 출구로 나가 골목길로 들어서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인데, 가게는 허름해도 크게 위생상 거슬리는 부분은 없고 손님들이 많아도 그닥 불편하지 않게 음식 주문이 가능했다.
메뉴가 상당히 많아서 '이거 엉망이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는데 다행이 두루 나쁘지 않은 수준의 음식들을 내왔다. 무엇보다도 도심에서 사 먹는 음식 치고는 상당히 가격이 착하다. 이만한 가격은 변두리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

일본인 관광객들도 제법 오나 본데, 사실 이런 식당은 우리나라 서민들이나 주로 애용하고 관광객들은 고급 한정식 같은 비싸고 맛도 좋은 음식들을 소비해 줬으면 하는 바람.

막국수를 주문하자 내 주는 동치미 국물. 인위적으로 익히지 않은 자연스런 상태에 무 맛도 좋다.

투박하지만 정감이 가는 막국수의 자태. 또아리도 제법 잘 잡혀 있고 솜씨가 보통이 넘어 보인다. 이대로 비비면 비빔막국수, 동치미 국물을 부으면 물 막국수로 즐길 수 있다.

쓱쓱 비벼서 불기 전에 꿀꺽. 구수하고 좋은 맛이 가격에 비해 높은 만족감을 준다. 김밥헤븐 묻지마 허접 공장 냉면도 4천원을 받는 현실에서 4천원에 이런 막국수는 칭찬받아 마땅한 음식이라 생각한다.

제육을 막국수에 곁들여 먹으면 그 구수함이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양이 적어 보이지만 8천원에 삼겹살 부위의 제육을 맛본다는 건 역시나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빈대떡. 음식들 중 가장 만족도가 낮았던 것인데 맛이 없다기 보다는 녹두를 갈아 돼지기름에 약간 센 불에 부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빈대떡이 가장 맛있다고 여기는 내 입맛에는 콩기름의 적은 풍미와 조금 질척한 느낌 때문. 하지만 역시 4천원이라는 가격이 모든 걸 용서.

닭곰탕. 닭무침이 메뉴에 있으니 그 국물을 활용하는 메뉴를 개발하는 건 당연지사.

공기밥 투하.

아주 진하진 않았지만 한 끼 식사로 부족함 없는 닭곰탕이었다. 가격은 역시나 4천원.

모두 직접 가공한 음식들로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이 집은 내 기준으로 참 좋은 식당이라고 여겨진다. 연령대가 높아 아저씨스런 분위기에 소음도 제법 큰 식당이고 주위에서 흡연도 하기 때문에 감점요인이 상당히 작용하지만 그런 것만 제외한다면 가격대비 본좌급의 식당이라 여겨진다.
편한 친구들과 인근에서 만난다면 다시 가고 싶은 식당으로 갈무리 해둔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