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메이저 언론사들이 '언론탄압'이라고 울고 불고 있는 청와대의 '기자실 통폐합'에 관한 안건이 토론 주제로 등장했는데 언론사 입장에서 나온 조선일보의 기자와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들에 유머펀치들이 작렬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의 진성호 기자는 전에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인데 몇 년 사이에 많이 노화가 진행된 모습을 보고 역시나 조선일보 밥은 오랫동안 먹을 게 못된다란 생각이 들었다...)
토론의 막바지에 "자꾸 언론탄압 언론탄압 그러는데 (노무현 정권에서) 언론탄압을 한 예가 과연 뭐가 있느냐?"라고 청와대 비서관이 묻지 조선일보 기자가 "청룡봉사상 등 조선일보와 각 부처에서 공동으로 수여하는 시상식 등을 폐지하였고..."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아니 정부부처가 자체 내의 인사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공정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시상식(조선일보가 추천하는 이는 1계급 특진)을 재검토하는 게 어찌 언론탄압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 좀 이상하단 생각이다.
솔직히 언론탄압이라고 하면, 모든 기사를 정부에서 사전검열을 한 다음에 발행하도록 한다던가, 언론사가 경영을 해 나가기 어렵도록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한다던가, 주요 경영진에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배정시킨다던가 뭐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기억하는 가장 강도 높았던 언론탄압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고 TBC 동양방송을 그냥 말살시켜 KBS에게 떡~하니 붙여준 것인데 조선일보가 현재의 100분의 1만큼이라도 항의를 하였었는지 당시의 기사가 궁금하다.
이런 토론내용을 보며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는데, 6년 전 내가 조선일보의 자회사에서 근무할 시 업무시스템이나 사규준수, 판매부수 할당(-.-) 등 업무환경은 대동소이한데 본사 기자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던 게 급여에 있어서 본사 기자들은 기본급 외에도 자녀 학자금 지원이나 경조사비, 자기계발비 등 경제적 지원을 톡톡히 받는다는 것이었다.
본사와 자사니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겠지만 왜 그렇게 사원복지에서 크게 차이가 납니까? 하고 사장에게 물어보니 본사 기자로 잔뼈가 굵은 사장이 정답을 얘기해줬다.
"그래, 그런 게 우리하고 차이가 나지.
그런데 그 돈들을 조선일보에서 주는 게 아냐.
어디서 주냐면 다 기업들이나 단체들에서 지원받는 거야.
그만큼 조선일보가 파워가 있단 거지.
너도 그런 돈 받고 싶으면 열심히 해서 딴데서 돈 주고 싶어하게끔 만들어."
이 말이 아마 작금의 언론탄압 운운하며 호들갑을 떠는 신문 방송사들의 행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하나의 키워드가 아닐까 한다.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과거에 거들먹거릴 수 있었던 건 소위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기가 죽을 관공서를 제집 드나들 듯이 왔다 갔다 하던 특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흘러 이젠 대통령 마저도 '놈현, 노구리'로 불러대도 남산 밑에 잡혀들어가 병신이 되서 나오지 않는 때가 되었고 신문기자도 기업들을 찾아가 "기사 잘 써줄테니 광고 좀 실어줍쇼"(현장언어로 "잘 빨아드릴께요~")하고 영업을 뛰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는 곧 예전만큼 호락호락하게 돈이 안들어온다는 소리인데 이 와중에 기자실을 모아놓으면 편하게 뉴스 받아보낼 수도 없고 전보다 더 많이 발로 뛰어야만 꼭지를 건질 수 있게 되니, 이는 곧 기자 1명당 생산 가능한 기사수의 감소를 초래해 인건비의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요, 입지가 좁아지니 기업체들로부터는 더더욱 광고 따내기가 힘들어지고, 후원금을 거래할 수 있는 은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길도 더더욱 요원해지니, 언론사와 그곳에서 봉급을 받는 기자로서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차라리 서울역 앞에서 농성을 하는 KTX 여승무원들이나 재개발지역 철거민들처럼 빨간 띠 두르고 "생존권 사수!!"를 외치면 그게 더 솔직하게 보이지 않을까? 조선일보를 비롯한 주요 언론사들의 "국민의 알권리" 운운은 핑계치고 참 솔직하지 못하단 생각이 든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