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정말 대단한 맛을 선보이는 음식점이 배짱장사를 해도 고개 숙여 묵묵히 따르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그래서 한 번 시간을 내 가봤다.
탕수육. 동네 배달 중국음식점보다는 확실히 나은 맛이지만 튀김의 솜씨라던가 소스의 스타일이라던가 별 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요리. 일단 이렇게 소스가 흥건하게 가득 있다는 것이 에러.

이집의 유명세를 치르게 해 준 옛날짬뽕. 닭육수를 베이스로 매운 고추를 사용해 뽀얀 백색계열 국물임에도 꽤나 매운 맛을 느끼게 해 준 음식.

모 유명 맛집 블로거는 불맛(재료를 강한 불에 살짝 태워가며 빠르게 볶은 향)이 제대로 난다라는 식으로 표현을 해놨는데 내 입맛에는 불맛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국물이 구수한 것 하나 만큼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고.

일단 내가 방문했을 때 기준으로만 평가를 해본다면, 이곳은 대단한 맛을 가지고 있어 배짱 장사를 하는 집이 아니라 그냥 배짱 장사를 하는 식당이라고 볼 수 있다. 뭐, 나쁜 마음을 가진 건 아니겠고 원래가 서비스업종에 종사할 각오가 많이 부족하신 분들인데 장사는 하셔야겠고 하다보니 타협점을 스스로 설정해 놓으신 것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게 사람들이 몰려들다 보니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인다. (전체 손님의 수는 다 합쳐서 15명 남짓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문을 받아도 이를 소화하는 게 손님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조리사(겸 주인) 편의 위주로 처리를 하다 보니, 먼저 주문하고도 한참(20분 넘게) 있다가 늦게 온 옆 사람들 다 먹을 때 음식을 받기도 하고 함께 온 일행이 다른 거 시키면 누구는 먹고 누구는 멀뚱하게 한참 기다리는 일이 생기기 일쑤다.
또 문밖에 대기자들에 대한 관리가 전혀 없어서 이름과 사람 수를 적는다던가 예상 시간을 말해준다던가 심지어 번호표를 준다던가 등 아무런 대책이 없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누가 먼저 왔는지 전혀 상관 없이 빈 자리가 나면 알아서 사람 수 맞춰 먼저 들어가야 앉을 수 있다. 합석은 기본.
물론 아주 대단한 맛이라면 이를 감수하는 것이 사람에 따라 가치가 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나 역시 어느 정도 그런 편이지만 애석하게도… 이 집은 방문한 날 기준으로는 듣보잡 동네 배달 중국집보다 조금 나은 정도, 백화점이나 번화가의 유명 중식당에 비하면 꽤 부족한 음식맛을 제공하는 식당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이 몰리지 않고 노 부부가 그럭저럭 생계에 지장없으면서도 편하게 장사를 할 수 있는 여건에서는 맛이 어떨지 궁금하다. 만일 그럴 때의 맛이 더 좋다면 그 유명 맛집 블로거는 주인장 부부도 고생시키고, 나처럼 일부러 찾아갔다 별로 큰 감흥도 받지 못하고 사람들에 치여 고생시키는 사람들도 생기게 한 셈이니 오히려 하지 않는 게 나은 일을 한 것은 아닐까.
식당이나 블로거에게나 별 나쁜 감정은 없지만 왠지 주문에 치여 피곤한 기색에 식당운영에 묘가 없는 주인장 부부를 보니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위치는 부천 원미구청 인근 조마루길, 하지만 일부러 찾아가길 쉽게 권하고 싶지 않다. 그냥 조금 돈 더 주고 백화점 식당가 중식당에서 짬뽕 드시길 추천.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