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간에 소롱포를 '소룡포'라고 읽고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소룡포? 아~니죠. 소롱포! 맞~습니다"이다. 이소룡을 이소롱이라고 읽으면 이상한 것처럼 소롱포도 소룡포라 읽으면 이상하다.)
이 소롱포라는 만두는 안에 든 끄거운 수프(고깃국물)에 그 포인트가 있는데 입 안에서 터져 흐르는 수프를 즐기기 위해 먹는다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다.
소롱포를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서는 '맛의 달인'의 아들 야마오카 지로군의 설명을 참조하면 큰 도움이 된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보는 만화임을 참조)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진지 얼마 안 된 소롱포를 그냥 고기만두 정도로 생각하고 반씩 나누어서 먹느라 수프를 죄다 흘리고, 뜨겁다고 식을 때까지 기다려서 먹기도 하고, '이렇게 먹는 것이다!'하고 잘못된 방법을 들은대로 실천하느라 스푼에 얹은 뒤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어 수프 먼저 흘러내어 마시고 남은 만두를 따로 먹기도 하는데 역시 제 맛은 지로의 설명대로 뜨거운 상태에서 한 입에 털어 넣고 굴려가며 먹을 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과 왕래가 잦아지면서 소롱포라는 것도 음식문화 교류의 한 현상으로 국내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상하이의 이 대중적인 먹거리가 국내에 들어와서는 고급레스토랑 메뉴로 격상(?)되어 나 같은 서민은 쉽게 접근하기 힘들었었다. '난시앙'이나 '딘다오펑' 같은 우리나라로 치면 '신포만두'나 '명동교자' 급의 현지 프랜차이즈 소롱포전문점이 국내로 들어와 부가세 별도의 A급식당으로 탈바꿈하니 어찌 가벼운 마음으로 드나들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소롱포를 내놓으면서도 4천500원이라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가격을 받는다는 곳이 명동에 있다하여 나들이 삼아 찾게 되었다. 가게 이름은 '꽁시면관'. 위치는 옛날 중국대사관 자리 근처에 있다.

가게 앞의 모습이다. 식사시간 대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살벌하게 비싼 땅값의 명동인지라 넓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지 못하는 가게들이 많은데 나름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자리배치가 되어 있다.

기본으로 나오는 곁들임인데 좌로부터 짜샤이와 단무지, 오이피클, 김치, 간장, 생강채 등이 되겠다. 생강채는 아무래도 소롱포의 주원료가 돼지고기이다보니 고기냄새를 완화하기 위해 곁들여 먹는다. 소롱포에 한 두 조각 얹어 먹어도 되고 번갈아 먹어도 된다. (참치회 먹을 때 초생강을 한 입에 같이 먹지 않는 나로선 별도로 즐기는 편이다.)

오늘의 주인공 소롱포 등장.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젓가락으로 들었을 때 추욱~하고 처지진 않는다. 아마 만화이기 때문에 약간 과장되게 묘사한 듯. 만두피가 터지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잡아 들어서 한 입에 먹는 게 포인트.
사실 난 간장도 안찍고 바로 입 속으로 직행하는 게 입맛에 맞았다. 스푼에 얹고 간장에 찍고 한 입 두 입 나눠 먹고 이러다 보면 터지기 십상이고 제 맛도 안느껴진다.
꽁시면관의 소롱포는 무난한 맛이라고 볼 수 있다. 뭐 대단한 산해진미를 기대하고 간다면 실망하겠지만 원래 만두란 것이 그렇게 폼 잡고 먹는 음식이 아닌 관계로 맛있는 만두를 기대하면 충분히 흡족한 수준이다.
꽁시면관의 소롱포에는 서비스로 미니짜장이 딸려나오게 되는데 사진에는 없지만 나름 재미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한 입에 다 들어갈 정도) 하지만 맛은 불의 화력이 좀 아쉽게 느껴졌다.

소롱포만 먹기는 좀 그렇다 하여 시킨 궁중복어. 왜 여성들은 꼭 무엇인가 다른 것을 시켜서 함께 먹는 걸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 문제는 이런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식당에서 집중하는 전문메뉴가 아닌 구색용을 갖출 때가 많다는 것인데 나로선 약간 아까움을 느낀다. '차라리 주력메뉴를 더 주문하지...'라는 생각에.
여성들이 이렇게 다양함을 추구하는 반면 대다수의 남성들은 "그냥 아무거나 먹지~" 하면서 제일 맛없는 걸 시켜 먹을 때가 많은 것 같다.
하여튼 이 궁중복어는 조그마한 새끼복어를 튀긴 뒤 깐풍기 소스에 버무린 것인데, 소스가 워낙 맵기 때문에 복어의 맛은 전혀 느낄수가 없다. 불닭에 최상급 토종닭을 쓰건 정체불명의 포장육 닭고기(비둘기라는 소문도)를 쓰건 별 차이를 느끼기가 힘들 듯 궁중복어 역시 소스가 너무 강해서 복어를 쓰건 대구를 쓰건 게맛살을 쓰건 비슷비슷했을 것 같다.

의외로 괜찮은 맛을 주었던 지짐만두. 최근 동네 배달중국집들 군만두가 공장에서 받아온 포장만두를 기름에 그냥 튀겨내어 갖다주는 것에 비해 정성스럽게 기름에 지진 뒤 물을 살짝 부어 뚜껑을 덮은 뒤 찌는 과정을 거쳐 만든 것이라 촉촉한 맛과 바삭한 맛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꽁시면관에서 3명이 소롱포 하나(4500원)와 지짐만두 하나(5500원), 궁중복어 하나(15000원)를 시켜먹으니 아쉽지 않게 배가 불렀다. 그 외의 메뉴들도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라 하니 명동에 나갔을 때 한 번 들르면 색다른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