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기엔 별반 흥미가 적어서 나왔어도 나왔으려니 했는데 용산 아이파크몰에 가보니 게임기 매장 점원이 판매는 뒷전으로 제치고 자기가 몰입해서 열심히 건담 나오는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LCD TV에 연결되었는데 화면이 워낙 깨끗해서 "컴퍼넌트로 연결했수?"하고 물어보니 "아니, 그게 저..."하면서 뭔가 머뭇거린다. "그럼 HDMI?"하고 되물으니 그제서야 "아, 예 그거요 그거"라 대답한 뒤 다시 게임삼매경.
아마 이 어리벙벙해 보이는 아저씨한테 소니의 첨단 연결장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하고 잠시 고민하지 않았나 싶다.
HDMI, 간단히 설명하자면 DVI 케이블을 해체한 뒤 음성신호도 한 덩이로 묶어서 쬐끄많고 이쁘장하게 패킹한 케이블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말 해도 DVI와 D-SUB의 구분 자체도 관심밖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힘들기는 매 한가지다.
왜 HDMI 얘기를 하냐면 이 인터페이스로만 진정한 Full HD를 구현할 수 있는데(PS3에 국한하여) 내가 태어나서 비디오게임이 세로 해상도 1080에 프로그레시브 모드로 출력되고 있는 장면을 그 때 처음 봤기 때문이다.
1920×1080p로 보는 게임화면은 사뭇 장관이었다.
하지만 잠시 들여다보고 있으니 어딘지 좀 낯설게 느껴졌다. 비디오게임이란게 거의 20년을 넘도록 접해온 과정에서 어떤 습관화된 이미지라는 게 있는데 초고해상도에 순차주사 방식으로 너무나 깨끗하고 매끄럽게 나오는 화면을 보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뭐 그래도 5~1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의 게임소프트는 이런 스타일로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그때가 되면 지금의 클래식음악 애호가들이 진공관 앰프에 LP판 걸어놓고 "역시 음악은!"을 되새기는 것처럼. 지긋한 나이가 된 게이머들이 "게임은 역시 RCA케이블로 CRT 모니터에서 하는 게 참맛이야~"라고 향수에 젖지는 않을런지.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