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대가방이나 가자."
라고 친구들에게 얘기하니 무슨 커다란 가방을 파는 패션상점에 가자는 얘기인가 한다. 확실히 기존에 알고 있는 중국음식점과는 좀 다른 이름이다.

신사동, 그러니까 미성아파트 맞은편 삼화호텔 뒷골목에 자리하고 있는 중식당 '대가방'은 그 규모도 작고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는 음식점이지만, 최근 입소문을 타고 며칠 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식당으로 급부상했다.

우리도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뒤(겨우 하루 전 예약신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번엔 아예 일주일 전 예약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확보하고 가서 음식맛을 보았다.


별로 넓지 않은 실내 분위기. 4인 테이블이 6개 정도 있는 자그마한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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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화교 출신의 대장리 선생이 오너겸 쉐프를 맡고 있는 이 음식점은 주인장의 성씨를 따서 대가방이라는 상호를 내걸게 되었다. 혹시 발해 대조영의 후손이 아닐까도 하지만 별로 가능성도 낮고 큰 의미도 없어 보이는 궁금증일 것 같다. 어쨌든 화려한 경력과 실력을 자랑하는 주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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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차 맛도 깔끔하니 좋은데 항상 따뜻한 상태를 유지해 주려고 신경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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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 양파 모양도 각이 잡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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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한국인을 주고객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기본으로 김치도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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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술은 공부가주. 공자 가문에서 뭐 어쩌고 한 술이라는 얘길 들었는데 어쨌든 내가 중국음식점에서 즐겨 마시는 이과두주 보다는 한참 윗 레벨의 술이다. 과일의 향을 연상시키는 달콤한 향내가 일품인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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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샤이에 대파를 듬뿍 넣어 버무린 것도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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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인기가 괜찮은 난자완스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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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완자를 납작하게 튀겨내는 난자완스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무척 잘 어울리는 요리이다. 대가방의 난자완스는 불맛도 잘 살아 있고 바삭바삭 촉촉하게 씹히는 질감이 일품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할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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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으로 칭찬하는 탕수육. 동네 배달 중국집들의 허접한 탕수육에 지친 입맛을 어떻게 달래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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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의 제 맛은 씹었을 때 겉에서는 살짝 소스를 머금은 튀김옷이 졸깃하게 느껴지면서 더 깊은 속의 튀김옷은 바삭해지고 이내 육즙이 확 퍼지는 촉촉한 돼지고기를 맛보는 데에 있지 않을까 한다. 요즘은 말라버린 고기가 들어가 있는 튀김을 하나씩 소스에 찍어 먹는 게 마치 탕수육을 먹는 정석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못 만든 음식을 잘못 먹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마이너스와 마이너스를 곱하면 플러스가 되니 그런 탕수육은 그렇게 먹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대가방의 탕수육은 적절한 두께의 튀김옷과 질 좋은 돼지고기의 사용으로 예전 어렸을 때 맛보았던 탕수육과 흡사한 맛을 보여주었다. 소스에 사용된 전분도 좋고 케첩을 넣지 않아 시큼하지도 않은 훌륭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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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보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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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중국집들의 팔보채는 재료가 빈약하기 그지 없는데 여기에는 큼직한 새우라던가 해삼, 버섯 등 박진감 넘치는 크기의 재료를 아낌 없이 사용해 상당히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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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방탕면. 일본 라멘과 흡사할 정도로 시원하면서도 진득한 국물맛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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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디카가 아닌 자포니카로 만든 것 외에는 불만이 하나도 없던 볶음밥. 쉐프의 실력을 보려면 볶음밥을 주문하라는 말이 조금도 허언이 아니었다는. 이렇게 잘 만든 볶음밥에 짜장을 끼얹어 먹을 생각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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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동의 대가방은 이제는 찾기 힘든 70~80년대의 중국음식점들의 요리를 최대한 가깝게 맛을 볼 수 있는 식당이다. 같이 갔던 일행들도 대만족. 하지만 예약을 해야지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적잖은 부담으로 여겨진다. 다음에는 인원수를 맞춰서 코스요리에 도전해보자는 약속을 하며 즐거운 기분으로 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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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rky

2009/03/06 19:11 2009/03/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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