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정육점+식당의 가게인지라 그것만으론 흥미요소가 없겠지만 이 집에서는 고가에 속하는 1++ 등급의 한우를 판매한다고 하여 가보게 되었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1번출구로 나와 원당시장 깊숙한 곳으로 가면 찾을 수 있는 미도 정육식당의 간판.

자랑스럽게도 1++ 등급을 판매한다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실 1++ 등급 한우는 마트에서도 쉽게 찾기 힘든 고급 쇠고기이다.

1층에는 정육점이 있고 지하로 내려가면 이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식당에서 주문을 해도 되지만 까다롭게 고기를 고르는 이라면 직접 고기를 보며 주문 하는 게 좋다.

방송에 등장한 것을 홍보하고자 하는 피할 수 없는 유혹에 그만 빠져 버리셨다.

1++ 등급 한우를 취급하는 식당은 일단 고급으로 이런 수기 메뉴판이 안어울리지만 싸게 팔다보니 묘하게 매치가 된다. 일단 가격에서는 합격.

1억을 보상해준다고 하는데 그냥 믿고 먹자.

1++ 등급은 맞지만 품종은 거세 숫소다. 물론 이 역시 훌륭한 쇠고기임은 자명한 사실. 암소로 1++ 등급을 만나려면 꽤 힘겨운 여정을 떠나야 한다. 운암정에 가면 먹을 수 있을 듯.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불판. 좋은 고기라 숯불에 구워 먹고 싶기는 하나 이런 장소에선 답이 안나오는 얘기이다. (참고로 식당에서 먹고자 하면 1인당 2천원의 세팅비를 지불해야 한다.)

우리가 주문한 1++ 등급의 꽃등심. 고기의 비주얼은 상당히 좋다. 하지만 난 등심을 볼 때마다 그 허걱스러운 가격에 먹지도 못하는 대형 지방덩어리를 고기의 가격을 그대로 지불해야 해서 가슴이 쓰려온다. 솜씨 좋게 기름을 들어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돈 아깝다고 먹을 수도 없는 슬픈 지방 덩어리여.

마블링이라 표현하는 지방세포가 근육 사이사이 고르게 잘 퍼져 있다. 사실 고기의 맛을 높이는 것은 지방이므로 맛있는 고기는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적당히 달궈진 불판 위로 3cm 두께로 썰은 1++ 꽃등심 한 덩이가 안착한다. 제대로 갖춰진 고깃집에서는 엄두를 못 낼 가격이지만 이 정도가 이곳에서는 2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

고기 맛을 아는 집답게 참기름을 뿌리지 않은 볶은 소금을 내왔다.

적당히 익으면 한 번만 뒤집어 준다. 고기 사이사이에 낀 지방이 활발하게 녹아들면서 마치 튀김처럼 등심의 표면을 자글자글 익혀주고 있다.

미디엄으로 잘 구워진 등심을 가위로 쓱쓱 자르고 불을 줄인 뒤 열심히 먹기 시작.

질이 좋은 쇠고기라면 날로 먹는 것도 별미. 육회도 한 접시 시켰다.

계란 노른자와 참기름으로 싹싹 버무려진 육회. 사실 양념 없이 고기맛만으로 먹어도 훌륭한 수준이었다.

미도 정육식당을 방문한 소감을 피력하자면, 너무너무 사람이 많고 시끄럽다는 점을 으뜸으로 꼽을 수 있다.
좋은 가격에 최상급 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건 상당한 매리트이지만 그로 인해 시장바닥 한 가운데에서 프랑스 요리 먹는 기분으로 오만가지 소음과 대기시간을 감당해야 하는 건 나로선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분명 가격대비 훌륭한 고기를 맛봤지만 다음에 가게 된다면 그냥 고기만 사가지고 집으로 와 구워먹을 생각이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