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한길수'는 2차대전 당시 실존했던 인물 한길수의 삶을 통해 우리가 전혀 모르고 있었던 한 영웅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한길수가 왜 영웅이냐?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900년에 태어난 한길수는 5세 때 부모님과 하와이로 이주한 뒤 열심히 공부해서 지식인이 되었는데 일본과 미국의 고급정보를 어렵게 어렵게 입수한 뒤 조선의 독립을 위한 길은 미국이 일본과 적대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 일본의 진주만 기습 계획을 사전에 포착하고 미국 측에 이를 열심히 알렸으나 아무도 신경을 안쓰고 오히려 감방에 처넣었다.
헌데 진짜 한길수의 경고대로 진주만이 유린당하자 미국은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결국 원자탄과 함께 항복을 받아냈으며 곧바로 조선은 일제치하에서 벗어나게 된다. 한길수는 미국의 위협을 사전에 알린 인물로 대대적인 관심을 받았지만 미국의 신탁통치를 반대하다 이승만 정권의 눈밖에 나 고국엔 돌아가지도 못하고 미국에서 힘들게 살다 1976년에 사망했다.
영화는 한길수가 죽을 고생을 하면서 빼온 정보를 멍청이 같은 미국인들에게 열심히 알렸지만 묵살당하다 정작 폭격이 이뤄지고 난 뒤에서야 미국 언론계에서 영웅처럼 추앙하게 되었다는 시각으로 전개된다.
뭐 당시 정황상 미국이 인지 하고 있으면서도 결정적인 참전동기를 만들기 위해 진주만 기습을 방관했다는 분석도 다수 있으므로 한길수가 열심히 알리고자 했던 게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 역시 예전엔 한길수라는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고서도 너무 팔이 안으로 굽는 허구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대충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사람도 독립유공자 대우를 못받고 객지에서 농장 인부로 살다 쓸쓸히 죽어 잊혀지는 사회의 구조에 있는 것이 아닐런지.
나까무라나 스즈키 같은 이름으로 살아오던 사람들이 미군이 들어오자 바뀌자 제임스나 로버트 같은 이름으로 바꾸고 그대로 노른자위를 끼고 살다보니 정작 험한 일을 했던 사람들은 그 험한 상태 그대로 끝까지 가야 했던 게 한국 현대사의 현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 자체는 좀 심하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 당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었던 한길수 역에 안재모도 미스캐스팅이고 애정문제가 들어가는 스토리 각색도 꽝이었고 모든 배우들이 하나같이 다 연기를 못하고 CG도 구리고 연출, 조명, 의상 등등등 하나같이 80년대 영화 스타일이었다. 제작비가 60억이라고 하는데 보다보면 좀 어이가 없다.
언젠가 제대로 된 여건에서 다시 제작되면 좋을 소재였다고 생각한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