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이라 새로 샀다고 하기가 뭐하긴 하지만 어쨌든 A급 상태로 분양받아 새 스키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 내 장비가 된 이 스키에 대해 이런저런 면모를 살펴보니 전에는 몰랐던 스펙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일단 스키판에 대한 얘기는 잘 모르니 넘어가도록 하고 바인딩을 보니 특이한 점이 있는데, 바로 이탈계수(DIN수치)에 관한 것.

바인딩의 이탈계수는 스키어의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것인데, 필요할 때는 잘 잡아주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벗겨지도록 정확한 동작을 하는 게 좋은 바인딩의 1등 요소가 되겠다.
그동안 내가 써온 스키들(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다른 모든 스키들)은 이 수치를 미리 프린트된 플라스틱에 써 놓고 조립이 되어 있어, 같은 공정에서 나온 100개의 바인딩은 모두 똑같은 계수단위가 그려지게 된다. 헌데 생각해보면 용수철이라는 게 아무리 한 기계에서 나오더라도 탄성강도가 제각각 미묘하게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 이런 바인딩에서 이탈계수는 대략의 통계적인 참조자료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토믹의 고급 스키에 채택되는 네오엑스 바인딩의 경우 생산공정에서 모든 바인딩을 개별적으로 측정기계에 넣은 뒤 스프링에 단계적인 부하를 가해 정확한 이탈계수를 그 즉시 레이저 가공으로 바인딩에 각인시키는 방법으로 생산된다. (상단 그림의 "DIN scale laser printed"란 설명이 바로 그 것)


따라서 모든 눈금이 일정간격으로 새겨져 있는 일반 바인딩과는 다르게 눈금 간격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선형적인 특성이 기본이면서 깊이 들어가면 비선형적인 스프링의 탄성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해 놓은 완성도 높은 바인딩인 것.
물론 이렇게 만들어져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스프링의 특성이 또 달라질 수 있어 100% 완벽하다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현존하는 바인딩 중에서는 가장 과학적이고 사용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식의 제품인 것은 확실하다. 아토믹이라는 브랜드는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