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또래가 대개 그렇듯이 나도 어렸을 땐 정말 햄버거를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당히 정체불명의 햄버거였지만 손에 쥐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할 정도였다.

군대에 가서는 아침에 햄버거를 모방한 식단(일명 군대리아라고)이 자주 나왔는데 상당수 부대원들은 아침부터 무슨 빵이냐며 짜증을 내곤 했지만 난 그마저도 맛있게 먹었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햄버거는 자주 먹는 음식 중 하나였는데 빵을 싫어하는 와이프를 만난 뒤로는 햄버거를 별로 먹지 않게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어린 시절 최상급의 외식이었던 햄버거는 점차 문제 음식의 대명사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최근 이른바 수제(手製)라는 말이 요식업계에 화두가 되고 있는데 햄버거도 수제햄버거가 인기다. 사실 햄버거 패티를 매장에서 만드느냐 안만드냐의 차이 정도로 보여지는데 수제라는 말만 붙여서 맥도날드와 전혀 다른 음식인 양 행세하는 건 좀 과장스러워 보인다. 맥도날드도 식자재의 원가만 높이면 사실 크라제버거와 비교해서 별 차이도 없을텐데 말이다.

각설하고 그렇게나 좋아했던 햄버거를 요즘에는 1년에 한 두 번 정도 먹을까 말까하게 되어버렸는데 이태원에 맛있는 수제(!)햄버거집이 있다하여 의기투합 찾아가 보았다.


이태원의 랜드마크인 해밀튼 호텔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스모키살룬. 점심시간만 되면 내외국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명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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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명함. 주인장의 취향과 성향을 어딘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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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햄버거와 비교해 약 2배 정도 비싼 가격에 10%의 부가가치세가 붙으니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고급햄버거의 대명사와도 같은 크라제버거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좀 더 싸면서 크기도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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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햄버거 메뉴들이 이러한데 주문시 상세하게 조절을 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리는 게 없어 그런지 이거 빼고 저거 넣어달라고 그러는 일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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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에 보도된 자료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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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고압적인 실내인테리어는 아니다. 햄버거란게 편안히 먹는 음식인만큼 딱 적절한 실내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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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고 목넘김이 좋은 산미구엘 생맥주도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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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에 목마름을 호소하던 후배가 시킨 볼케이노. 선진육회수 공정을 거친 다진 쇠고기가 칠리소스에 범벅이 되어 활화산 터지듯 얹어져 있다. 내 취향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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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주문한 클래식 버거. 매우 바람직한 비주얼을 갖고 있는 내 취향에 딱 맞는 햄버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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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빵 위에 주문이 접수되면 그제서야 만들기 시작하는 패티가 두툼하게 얹어져 있다. 허접스러운 양념으로 맛을 속이는 부스러기 고기 공장패티가 아니라 씹으면 육즙이 듬뿍 흐르는 좋은 쇠고기로 만든 패티가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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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덮은 뒤 한 입에 먹어보려 했지만 역시나 두꺼워서 먹기 힘들었다. 한 입만 상징적으로 베어 먹고, 손으로 줄줄 흐르는 소스와 육즙이 썩 유쾌하진 않는 관계로 포크와 나이프로 개별적으로 해체한 뒤 먹었는데 좋은 재료들을 써서 역시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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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키살룬은 정말 오랜만에 맛 좋은 햄버거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 좋은 음식점이었다.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긴 어렵지만 정말 햄버거가 먹고 싶은 날엔 조금 부지런을 떨어서 방문하면 만족스런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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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rky

2008/11/04 21:38 2008/11/0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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