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늘어났다. 물론 나도 그 중의 한 명이다.
그러다보니 코스를 만들고 몰려다니면서 타는 모습들이 많이 만들어지는데 코스의 반환점 내지는 이정표로 음식점이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

남쪽의 한강 자전거도로를 달리다 보면 서쪽 끝은 행주대교까지 이어지는데 여기서 조금 욕심을 부리면 행주대교를 자전거를 타고 강북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행주대교의 북쪽 편은 행주산성이 있어 이 근방을 또 자전거로 돌아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수 많은 행주산성 인근 음식점 중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국수집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이내 자전거 라이더들의 명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사실 자전거를 타고 장어구이나 한정식을 먹기엔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므로 이 국수라는 아이템은 시기적절하게 대박을 치게 된 것이다.


횟집을 하다 국수로 업종전환을 한 지 몇 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베짱 좋게 '원조'라는 타이틀을 건 이 '원조국수' 집. 행주산성 입구 음식점 촌에서 대로변에 위치한 국수전문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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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손쉽게 접근이 가능한 곳이라 항상 자전거 애호가들로 인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이게 그나마 한가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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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열심히들 와서 먹고 있는 사람들. 차를 타고 오는 경우도 많지만 자전거 동호인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점심시간 경이면 한 시간이 넘는 대기시간을 갖는 일도 허다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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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뒷편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뒷문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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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재료를 다듬고 있는 주방. 식당 안의 주방도 완전히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행여나 가질 수 있는 조리과정에 대한 불신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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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세 가지,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그리고 콩국수다. 겨울에도 콩국수를 할 진 모르겠다. 어쨌든 가격은 3천원으로 큰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양을 많이 달라고 사전에 얘기해도 물론 3천원. 금액은 선불로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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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국수용 초고추장 숙성단지. 뭐 별로 큰 의미는 없어보인다. 김씨대가 원조국수라니 좀 낯간지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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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은 대한제분의 '내고향 국수'를 사용한다. 업소용으로 제작된 면인데 시중에 있는 국수집들이 면에 너무나 신경을 안 쓰는 것에 대비해 이 집은 그래도 일정 수준 이상의 면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름 국수로 유명하답시고 방송에 나오는 집들을 보면 면에 대한 얘기는 일언반구도 없고 무슨 비법 양념장 타령만 해대는 데 정작 맛있는 국수의 시작은 좋은 면의 선택에 전적으로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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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국수에 취향에 따라 넣을 대파다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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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로 금액을 지불한 뒤에도 제법 기다려서 드디어 만나게 된 잔치국수. 상당히 심플한 모습이고, 내 취향과 잘 맞는 구성이다. 잔치국수 하면 온갖 고명을 잔뜩 얹어서 무겁고 탁해지는 국물이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사실 면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렇게 간단한 고명과 가벼운 멸치육수 정도가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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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의 삶은 정도는 꽤 정확하다. 퍼지지도 않으면서 설익지도 않은, 스파게티로 치면 알덴테보다 조금 더 삶아진 상태로 내어져 온다. 당연히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존득한 치감을 함께 느낄 수 있고 멸치육수에는 잡스런 다른 재료들이 안들어가 산뜻하게 뱃속을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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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산성 원조국수는 사실 대단한 별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맛없는 국수들이 판을 치고 있는 마당에 이만한 국수를 만난다는 건 꽤 반가운 일이고, 또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에 가뿐하게 한 그릇 말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메리트가 있는 식당이라 할 수 있겠다.

단점이라면 폭발적인 자전거 인구 증가로 몰리는 시간엔 엄청나게 기다려야 한다는 점일텐데, 이를 겨냥해 인근 다른 국수집이 대안으로 조명을 받기도 하지만 그 집은 굳이 포스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부족한 맛(면과 육수 모두 평균 이하)을 보여 기왕이면 이 집에서 기다려서 먹는 게 더 나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다리는 동안 지친 몸을 푸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이 아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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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rky

2008/08/27 15:19 2008/08/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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