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이 창출한 배트맨의 세계는 90년대 당시에 경이로움 그 자체였지만 이후 조엘 슈마허가 어정쩡한 오락물로 망쳐버린 이후 "배트맨은 역시 팀 버튼이었지..." 하고 잊혀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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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메멘토의 천재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들고 나온 '배트맨 비긴즈'는 지금까지의 히어로물을 뒤집을 만한 놀라운 재해석을 내놓았는데, 이 감독의 두번 째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 나이트'는 히어로물의 완벽한 완성도를 구사하면서 바야흐로 배트맨의 전성시대를 선언하고 있다.

사실 러닝타임이 좀 길고 이야기가 단순하지 않아서 몰입감을 가지지 않고 본다면 빠져들기가 힘든 영화지만, 마치 50부짜리 대하드라마를 한 편에 압축시켜 놓은 것처럼 여러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내면과 심리변화를 밀도 있게 다루면서 한 순간도 늘어지지 않는 치밀한 구성을 보여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제 거장이라 불러도 조금도 손색이 없으리라.

사건에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끝날 듯 끝날 듯 긴장감을 이어가다 마지막에 가슴 아픈 결말을 내놓으며 다음편을 기다리게 하는 스토리구성은 배트맨 뿐 아니라 역대 다른 어떤 히어로물을 모두 능가한다.

여기에 최강의 연기자 크리스천 베일과 잭 니콜슨 보다 여유는 부족하지만 나름 혼신을 다해 조커를 연기한 고 히스 레저의 열연은 감히 배트맨을 예술영화의 반열에 올려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장면이 하나하나 다 명장면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영화의 완성도는 정말이지 최고 중의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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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는 스포일러 있음으로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읽지 마시길)

사족: 마지막 장면에서 배트맨이 경관 살인의 누명을 스스로 뒤집어 쓴 채, 고담시를 위해서라면 악당이 되어도 상관없다면서 "그 경찰들은 내가 죽인 거다. 날 추격하고, 비난해라. 개들을 풀어 나를 쫒아라."라는 장면에선 요즘 수구언론들이 '폭도'라 비난하며 경찰들에게 수난을 받는 시민들이 떠올랐다.

몇 년이 지나고, 몇 십년이 지나고, 몇 백년이 지나면 누가 진정으로 정직하고 용기 있는 자였는지는 모든 이들이 알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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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rky

2008/08/14 11:35 2008/08/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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