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대한 일방적인 불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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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오늘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안와서 너무 열받는다. 진짜 기상청 폭파라도 해버리고 싶다!!"라는 요지의 글을 봤다.

전부터 느끼는 건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상청에 대해 지나치게 쉽게 얘기하는 게 아닐까 한다. 기상청의 임무는 기상현상의 연구인데 사람들은 점쟁이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것이다. 비가 올 확률이 80%인데 비가 오지 않았으므로 기상청이 거짓말을 해서 또 속았다라고 하는 사람들은 기상현상에 대해서도 이해가 부족하고 확률의 개념에 대한 이해도도 부족한 것이 아닐까.

기상의 예측은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 데이터라는 게 대한민국 국토 전체에 30cm 간격으로 온도계와 습도계, 풍향계를 빼곡하게 설치하고 수집한다 하더라도 예측한 데이터는 이틀을 넘기기가 힘들다. 카오스 이론으로 많이들 알게 되었지만 비선형 미분방정식의 불안정한 계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해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나 호주 같은 나라보다 우리나라 일기예보가 잘 안맞는 것 같은 것은 우리나라의 대기가 그런 나라들보다 더 불안정한 계라는 거지 기상청의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간혹가다 "에이, 우리 할머니가 더 잘 맞춰" 이러는 사람들도 있는데 글쎄, 할머니 한 분이 백령도에서 포항 호미곶까지 내일의 날씨를 골고루 잘 맞추실 수 있을까? 아니면 그런 할머니들을 전국 주요 시군동읍내에 한 분씩 배치해 놓고 그분들의 말씀들을 종합해서 내일의 일기예보로 발표하면 지금보다 더 높은 적중률을 보이게 될까? 내 생각으로는 같은 원주라는 조그마한 시에서도 동쪽 동네 할머니의 말씀과 서쪽 동네 할머니의 말씀이 서로 다를 때가 태반이지 않을까 싶다.

비슷한 예로 자신이 주식투자를 했을 때 다음 날 자기가 산 주식이 어떻게 될 것인지 100%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설령 다음날 오를 결과를 맞췄다고 해서 일주일 후까지 오르고 내릴 예측을 이어갈 수 있을까? 나는 주식시장보다 훨씬 방대하고 복잡한 계인 대기현상에 대해 기상청을 폭파하자고 하는 사람을 보면 저런 사람은 주식투자를 할 때에도 나스닥이나 코스피 지수 같은 건 쳐다 볼 생각도 않고 무슨도사 무슨거사 하는 사람들이 이상한 한자성어로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것에나 더 신뢰감을 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기예보는 과학이다. 과학 중에서도 아주 까다롭고 이해하기 힘든 분야이다. 설령 일기예보가 들어맞지 않는다고 해서 기상청을 비난하고 태풍이 불어왔다고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고 하며 기상청을 원망하는 하는 건 인지상정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결코 이성적인 사고방식은 아니지 않을까 한다.

만일 정말 자신이 일기예보 보고 우산을 안가져 나왔는데 비가 와서 열받아 기상청을 폭파시킨다면 전국의 항만과 공항, 각종 비축창고, 군부대 등을 일대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엄청난 이적행위가 됨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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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rky

2007/05/03 20:22 2007/05/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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