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생각해보면 동경 여행이라는 게 여유 있는 며칠 코스가 아닌 이상 수박 겉핥기식 둘러보기가 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종류의 여행은 거의 쇼핑으로 이어지는 결과로 귀결된다. 즉, 외국을 가긴 가는데 그곳의 문화나 풍습 같은 건 볼 여유도 없고 시간도 없고 물건들이나 구경하는 걸로 여정을 채우는 걸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고나 할까.

우리 역시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유명 관광지를 두루 둘러보기는 애시당초 포기하고 쇼핑센터나 둘러보기로 했다. 신주쿠의 고급백화점들은 생각보다 별로 볼 것도 없고(돈도 없고) 우리나라 백화점에도 거의 있는 물건들이 대부분이라 그냥 잠시 둘러 보고 나왔는데, 시부야에 있는 일종의 잡화점 도큐핸즈는 정말 엄청난 종류의 생활용품을 준비해 놓고 있어 3시간 이상을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대충대충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시부야 중앙로를 따라 10여분 정도 걷다 보면 나타나게 되는 도큐핸즈. 여기 말고도 도쿄 시내에 몇 군데 더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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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라이프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생활용품들은 평생 써봐도 1/10도 못쓸 만큼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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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보면 쇼핑센터라는 느낌은 별로 안들고 무슨 유통업체의 본사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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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하게 계산된 동선과 소비심리 분석으로 건물 전체를 둘러보는 데 조금도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게끔 상품들의 분류와 진열을 잘 해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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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매대별로 사진을 다 찍었다면 수 백장이 되었을텐데, 이렇게 각티슈 커버만 하더라도 수 십개의 각기 다른 디자인을 진열한 것만으로도 도큐핸즈의 아기자기함을 짐작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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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여기에서 무려 1만엔이 넘는 쇼핑을 했는데 큼지막한 쇼핑백을 두개 꽉 채울 정도로 많은 양의 물건을 살 수 있었다. (덕분에 다음날 짊어 지고 다니느라 고생을) 기껏 시간을 내 외국을 가서 답답하게 밀폐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나름 헛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일본 여행을 가는 데 아무런 심리적 거부감이 없었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2MB라는 글로벌호구 덕분에 대일 감정이 매우 안좋아져 돌아오는 겨울에 갈 오사카 여행은 어떨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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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rky

2008/07/27 13:29 2008/07/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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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wok 2008/07/28 01:17 # M/D Reply Permalink

    크하하 글로벌호구! 머 그건 그거고 오사카도 잼있게 다녀오셔야죠-

    1. sharky 2008/07/28 10:27 # M/D Permalink

      에구 네, 흐흐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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