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연구원에서 우리말 순화운동으로 널리 쓰이는 외래어나 신조어들을 순 우리말로 바꿔 쓰자는 단어들인데 어째 양식당에서 어거지로 고추장 꺼내놓고 밥먹는 것 같은 어색함을 느끼게 하는 말들이 여럿 있다.
게이트가 의혹사건이라... 워터게이트는 그 자체로 한 단어인 고유명사이자 호텔의 이름이지 무슨 물과 관련된 의혹사건이 아니다. 워터게이트에서 게이트만 댕강 잘라내서 여기저기에 '코리안 게이트'니 '황우석 게이트' 식으로 이름을 붙여서 판매부수를 높이고자 한 언론의 잘못인데 그걸 국어를 연구 씩이나 하는 사람들이 '의혹사건'으로 바꾸자고 하니 의혹스럽다. 명색이 연구원이면 "무슨무슨 게이트는 잘못된 표현이니 사용을 안하는 쪽이 좋겠습니다."라고 계몽해야 하지 않을까.
드레싱을 맛깔장이라 하자는데 대체 장이 하나도 안 들어간 아일랜드 드레싱을 아일랜드 맛깔장이라 부르자는 논리를 도통 이해하기 힘들다.
마리나(marina)는 해안의 산책길이나 요트들의 정박장 같은 아담하고 조용한 정취를 느끼게 하는 단어인데 이걸 해양유원지라고 바꾸자고 하니 규모가 상당히 커진 느낌이다. 근데 왜 우리말사랑이들이 바다놀이터라고 하지는 않는지?
일일이 다 트집을 잡자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그만 적지만 목록들을 보면 실소가 나오는 게 한 둘이 아니다. 하나만 더 워스트 오브 워스트로 꼽자면 '터프가이=쾌남아'가 될 터인데, 아무데서나 쌍욕을 하고 손윗사람한테도 무례하게 구는 최민수 같은 무뢰한을 터프가이라고 부르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그걸 또 쾌남아라고 바꿔 말하자니 이건 진짜 포복절도할 일이다.
쾌남아: 성격이나 행동이 시원스런 남자 (젊은 시절 탐 크루즈의 캐릭터가 대충 이런 이미지일 듯)
터프가이: 강인한 사람, 힘이 센 사람 (묵묵하고 무표정하게 자기 할 일만 할 줄 아는 조직원 이미지. 대략 1편에서의 람보와 비슷한)
최민수는 절대 터프가이가 아니며, 그렇다고 쾌남아도 아니다. 차라리 죄민수가 쾌남 쪽엔 가깝지 않을까.
파파라치(paparazzi) = 몰래제보꾼
게이트 = 의혹사건
교례회 = 어울모임
그룹 홈 = 자활꿈터
노미네이트 = 후보지명
드레싱 = 맛깔장
디펜딩 챔피언 = 우승 지킴이
로고송 = 상징노래
로밍 = 어울통신
마리나 = 해양유원지
매스티지 = 대중명품
메신저 = 쪽지창
무빙워크 = 자동길
미션 = 중요임무
박스 오피스 = 흥행수입
방카슈랑스 = 은행연계보험
브랜드 파워 = 상표경쟁력
블로그 = 누리사랑방
블루오션 = 대안시장
블루투스 = 쌈지무선망
빅리그 = 최상위연맹
선팅 = 빛가림
소호 = 무점포사업
스크린도어 = 안전문
스팸메일 = 쓰레기편지
스포일러 = 영화헤살꾼
스타일리스트 = 맵시가꿈이
실버시티 = 경로도우미
슬로우 푸드 = 여유식
엑스파일 = 안개문서
오프라인 = 현실공간
올인 = 다걸기
옴부즈맨 = 민원도우미
와이브로 = 휴대누리망
원톱 = 홀로주연
유비쿼터스 = 두루누리
이모티콘 = 그림말
셀프카메라 = 자가촬영(기)
커플매니저 = 새들이
컬러링 = 멋울림
퀄리티 스타트 = 선발 쾌투
코드 프리 = 빗장풀기
콘텐츠 = 꾸림정보
콘트롤 타워 = 가온머리
퀵서비스 = 늘찬배달
클린센터 = 청백리마당
투잡 = 겹벌이
터프가이 = 쾌남아
포스트잇 = 붙임쪽지
플래그십 스토어 = 체험 판매장
플리 바기닝 = 자백 감형제(도)
피싱 = 정보도둑
하이브리드 = 어우름
리플 = 댓글
웰빙 = 참살이
그린 프리미엄 = 환경덧두리
헝그리정신 = 맨주먹정신
호스피스 = 임종봉사자
후카시 = 품재기
후롯쿠 = 어중치기
※ 포스팅하고 보니 '플래그십 스토어 = 체험 판매장'이 무척이나 거슬려 보인다.
해전시 사령관이 승선하는 기함을 뜻하는 단어가 flagship이란 걸 안다면 기업에서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간판상품들을 전시해놓은 플래그십 스토어라는 마케팅적 개념(소니플라자나 삼성 익스피어리언스 센터 같은)을 이해할 수 있을텐데, 들어가서 보고 만질 수 있으므로 체험 판매장이라 하자니 정말 민망스럽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