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국수는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도대체가 단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른바 완전식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쌀국수 한 그릇이면 세상만사 근심이 사라질만큼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 포스트에도 썼듯이 국내 쌀국수 가격은 좀 비정상적이다 싶을 정도로 비싼 편인데, 가장 대중적인 포호아에서 작은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8,000원(안심은 9,500원)을 받는 걸 감안하면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서 식사를 하기는 힘들지 않나 싶다. (쌀국수를 사 먹기엔 가난한 나를 탓해야 하는 건지.)

그 와중에 매우 저렴한 동시에 미국을 거친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베트남 오리지널 쌀국수 체인점이 국내에 들어왔다 해서 찾아가게 되었는데 결론적으로 맛과 가격 모든 면에서 두루 만족스러웠던 쌀국수집을 만나게 되어 무척 기뻤다. 가게의 이름은 포24.

베트남식 알파벳 표기로는 PHỞ24가 되겠는데 널리 알려진대로 포는 쌀국수를 의미하고 24는 24가지 재료를 사용해 국물을 낸다는 의미라고 한다. 위치는 용산구 원효로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 인근.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힘든 곳에 위치하고 있다.


포24의 전경. 그냥 친숙한 동네 식당 같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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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맥과 띄어쓰기는 좀 어색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생쌀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모든 쌀국수집은 건조면을 사용하는데 여기는 직접 만드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생면을 쓴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한 번 확인을 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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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24의 베트남 본가의 홈페이지(
www.pho24.com.vn)를 보면 알겠지만 베트남 그대로의
인테리어를 보여주고 있다. 조리테이블 가운데 유리병엔 흔히 태국쌀이라고 불리는
길쭉한 안남미가 들어 있었는데, 내심 기대감이 들어 이걸로 볶음밥을 만들어 주냐고 물었더니
매니저가 안심하라는 듯이 "아~니요, 저흰 보통 일반미로 밥을 지어요"라고 설명을 했다.
얼마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타국 음식을 비하하면 베트남 식당에서 인디카(안남미)가 아닌
자포니카(한국쌀)로 밥을 짓는 촌극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으로는 인디카를 소비하는 국가가 훠얼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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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쌀국수집과 마찬가지로 처음 접하는 초심자를 위해 테이블에는 매뉴얼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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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대충 냉면 먹을 때 함께 나오는 무절임과 같은 거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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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위에 얹을 고명. 따로 주문을 하지 않아도 고수(팍치, 샹차이, 실란트르 등등의 이름)를
주는 게 정말 마음에 든다. 무슨 죄를 짓는 것도 아니고 베트남 쌀국수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고수를 매번 따로 부탁을 해야 하니 이해가 안갔던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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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나물을 왕창 넣는 걸 좋아하는 관계로 숙주는 갈 때마다 추가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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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식 스프링롤을 튀긴 짜쬬. 정말이지 지금까지 먹어본 만두류 중 손에 꼽히는 상위권에 속하는
맛을 선사하였다. 갓 튀겨나온 짜쬬를 느억맘 소스에 찍어 입에 넣으면 따끈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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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바삭바삭 속은 따끈따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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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쌀국수가 등장했다. 보통 사이즈로 4,800원이다. 잔치국수보단 비싸지만 다른 유명 쌀국수집에
비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싼 가격이다. 마치 2,000원짜리 오리지널 스타벅스 커피를 만난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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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후다닥 숙주나물과 양파를 넣고 국물 속에 잠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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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 음식의 향을 느낄 수 있도록 고수도 파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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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에 맛게 굴소스와 칠리소스를 뿌려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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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즐기면 되겠다. 포24의 국수는 포호아의 국수에 비해 빨리 불어지게 되므로 가급적 빨리
먹는 게 좋다. 예컨데 스푼 위에 두 세 가닥씩 올려가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며 먹다간
젓가락만 대도 투툭 끊어지는 면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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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커피도 디저트로 판매하고 있다.
한 잔씩 드리퍼로 내리는 베트남 원두커피인데 가격은 2,5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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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내려가는 모습을 보며 잠시 대화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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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걸 그대로 마시면 핫커피가 되고 얼음잔에 따라마시면 아이스커피가 된다. 자기 테이블에서
드리퍼로 한 잔씩 내리는 2,500원짜리 아이스커피를 어디서 또 만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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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컵에 뜨거운 커피를 부은 뒤 생연유, 아니 생크림으로 풍부하고 진한 맛을 가미하면
베트남 아이스커피 완성. 쌀국수와 커피를 다 마셔도 포호아 쌀국수 한 그릇보다 값이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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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24는 가격과 맛 서비스 모든 면에서 대단히 만족스런 곳이었다. 찾아가기는 좀 불편하지만 앞으로 쌀국수 생각이 날 때마다 들르기에 조금도 수고가 아깝지 않은 곳으로 여겨진다. 쌀국수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절대 실망하지 않을 곳이라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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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rky

2008/05/21 11:16 2008/05/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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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홍선생 2008/05/25 23:09 # M/D Reply Permalink

    정말 감동적인 가격이로세 !

    1. sharky 2008/05/26 11:29 # M/D Permalink

      맛도 깜옹~
      언제 같이 가자구~

  2. 홍선생 2008/05/27 09:44 # M/D Reply Permalink

    어제부터 집에 칩거중임.
    퇴근 길에 압구정동에 함 들리라...

    1. sharky 2008/05/27 18:30 # M/D Permalink

      옥삼바리!

  3. 샤데츠 2008/09/09 18:13 # M/D Reply Permalink

    이곳 저도 단골입니다 ^^;
    서울에 웬만한 쌀국수집 가봈는데 이곳의 쌀국수가 단연 최고죠
    맛, 가격 최고입니다.
    이 가게 생긴지 얼마안돼서 가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이삼일에 한 번은 꼭 가는 곳.

    써빙하는 아가씨들도 이쁘고 ㅋ


    단점은,
    가게 바로옆 골목안쪽에 주차공간이 있긴하나 주차공간 절대 부족... ㅠㅠ;
    그래서 이제는 사무실(용문동)에서 가게까지 그냥 살랑살랑 걸어갑니다.

    1. sharky 2008/09/09 21:59 # M/D Permalink

      오~ 그러시군요. 같은 단골로서 반갑습니다! ^.^
      주차는 진짜 열악하긴 해요. 저는 좀 멀리 아파트 가까운 곳에 세워두거나 자전거를 타고 찾아가기도 합니다.

  4. 샤데츠 2008/09/10 15:00 # M/D Reply Permalink

    혹시라도 포24 식당에서 만나면 인사하고
    서로의 맛집 정보를 공유하시죠~ ^^;

    요즘은 가게앞에 그냥 주차하고 혼자 식당에 들어갑니다
    흰색차 흰색번호판 6675

    1. sharky 2008/09/10 20:15 # M/D Permalink

      넵~ 알겠습니다~ 전 요즘 자전거를 타고 가는 편인데, 들어가기 전에 주차된 차 번호 보고 "6675 차주 분 계세요~" 하고 외칠테니 행여 단속요원인가 놀라지 마시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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