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미국인들은 쇠고기 시장 개방에 30개월 이상 소를 반드시 허용하길 원하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30개월 이상 자란 소는 광우병 발병 확률이 엄청나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내에서는 식용으로 절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유통시키지 않는다.
"미국인과 재미교포들도 먹는 안전한 쇠고기"라는 논리는 이런 조건에서 성립될 수 있다. (뭐 그것도 100% 안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쇠고기와 안전성에선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럼 대단히 간단한 해결책이 제시될 수밖에 없는데, "아예 30개월 이상 소를 키우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가 그것이다. 실제로도 이번 쇠고기 시장 조공에 찬동하는 이들이 한다는 소리도 "미국인들이 바보냐? 사료 값만 더 들고 시장성도 없는데 뭐하러 30개월 이상 소를 키우겠느냐? 한국에도 미국시장과 똑같은 쇠고기가 수입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그렇게 '30개월 이하 조건'을 허물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당연하다.
소라는 게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계속 번식을 하려면 어미 소가 출산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소가 최소한의 채산성을 맞출 수 있도록 2번만 출산을 하더라도 소의 연령은 30개월을 훌쩍 넘어간다. 30개월이라 해야 2년 반인데 그 동안 소가 얼마나 많이 송아지를 낳을 수 있겠는가.
따라서 소 축산업을 한다면 30개월 이상의 소는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물량이다.
하지만 "광우병의 위험성 때문에 자국 내에서는 소비를 시키지 않겠다. 그렇다고 살처분을 하고 폐기하면 자국산 농축산물 전체 판로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이게 미국의 입장인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으므로 이 30개월 이상 뿐만 아니라 쇠고기 수입 자체를 미국에 대한 유리한 협상 카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이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란 사람이 미 대통령 별장에서 하룻밤 숙박하는 영광(?)을 얻기 위해 그냥 알아서 내다버린 것이다.
이른바 "훼손된 한미동맹 회복"이라는 비상식적인 모토 아래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국제사회가 벌이는 보드게임에서 자기 패를 내던지며 룰 자체가 무색하게 만들어지는 병신플레이를 해버렸고, 그 결과는 온통 국민들 선택의 몫으로 떠 넘기고 있다. "30개월 넘은 소는 수입업자가 안 사면 그만"이라는 논리는 경제대통령을 자처하는 입장에서 국민을 조롱하는 발언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제 미국은 비교적 안전성이 확보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소비를 하면서 골치 아픈 번식용 어미소들을 비싼 값 받고 처리할 수 있는 해외 폐기장을 확보했다. 결국 대통령과 수구들이 목놓아 부르짖던 한미동맹 강화란 식민지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고하게 하는 작업일 뿐이었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