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즈곡 중 Star Crossed Lover라는 곡이 있다.
'운명이 엇갈린 연인들'
일본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들을 보면 난 이 star crossed lover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런 아다치 미츠루식 학원청춘물의 정점에 오른 작품이 바로 'H2'가 아닐까 싶다.
80년대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가의 '터치'는 쌍동이 형제와 이웃 소녀와의 이루어질 듯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이야기였지만 H2에서는 작정을 하고 가슴 벅찬 네 청춘남녀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런 원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화 하기엔 좀 어려움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H2 -너와 함께한 나날'은 워낙 원작 스토리가 탄탄했기 때문인지 상당한 재미를 선사한 작품이었다.

H2는 히로(Hero)와 히데오(英雄)라는 두 영웅의 이야기이다.
야구명문 메이와 고등학교에 입학한 초강타자 히데오와 야구부가 없는 센카와 고등학교를 선택한 에이스 히로가 프로야구에 버금가는 일본 고교야구의 꿈의 무대인 고시엔(甲字園) 우승을 향해 선의의 경쟁을 펼쳐 나가는 게 기본 줄거리라 할 수 있겠다.
중학교 동창이자 절친한 둘이지만 성장시기가 조금 늦었던 히로가 옆집의 소꿉친구 히카리를 히데오에게 소개시켜 주고 뒤늦은 사춘기를 보내면서 연인이 된 둘의 모습에서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돌팔이 의사의 오진을 믿고 야구를 포기해야 했던 히로는 축구부 활동을 하면서 모든 걸 잊어버리려 애쓰는데 정식 야구부도 없는 센카와 고등학교에서 야구동호회를 꾸려나가던 열혈 야구소녀 하루카를 만나게 되며 다시금 야구에 대한 정열을 불태우게 된다.
기적에 기적을 거듭 만들어내가며 동호회를 당당한 정식 야구부로 만들어 고시엔 출전권을 따내는 히로.
모든 면에서 완벽한 히데오를 좋아하지만 어딘지 자신을 꼭 필요로 하는 것만 같은 모습을 보이는 히로 사이에서 힘들어 하는 히카리.
1학년 때부터 4번타자를 맡아오며 명문 메이와의 황금기를 만들어가는 히데오.
고시엔을 향한 자신의 꿈을 이뤄주는 히로에게 모든 마음을 주고 싶은 하루카.
이 네 청춘의 이리 엇갈리고 저리 엇갈리는 사랑의 이야기는 정말 아기자기 하다. 비록 원작 만화의 섬세한 심리묘사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충분히 아다치 미츠루적 감수성을 실사로 잘 살렸다는 생각이다.
비록 원화와 비교해보면 외모는 미스캐스팅 4인방이 되겠지만 그런대로 연기는 괜찮았던 것 같다.
특히 9화의 마지막에서 히카리가 히로의 경기를 보며 자신의 본 마음을 확실하게 깨닫게 되는 장면은 만화책을 보았을 때 느꼈던 울컥~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던 것 같다.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