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낙 오랜만에 방문해서 그런지 뭔가 많이 바뀐 모습을 보게 됐는데 '곰터먹촌'이란 상호를 버리고 '함병현 김치말이국수'로 이름이 변경됐다. 그리고 가게 인테리어도 깔끔하게 바뀌고 길 건너편에 바로 분점도 준비하고 그랬는데 왠지 난 예전 곰터먹촌 시절이 더 정감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대개 잘 되는 음식점들은 주인장의 가족들이 그 경영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내외적으로 바뀌는 부분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곳도 아마 며느리와 자식들간에 경영권을 둘러싸고 뭔가 다툼이 있었었나 추정이 된다. 원조 할머님의 며느리들이 이곳저곳에 곰터먹촌의 분점을 낸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는데 사람 이름을 넣어 상호를 아예 바꿀 정도면 아마도 딸과 며느리간의 세력다툼이 있지 않았나 싶다.

차림표의 가격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안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나중에 음식이 나오고서 깨달은 것은 전반적으로 음식의 양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전에는 국수 한 그릇으로도 한 끼 식사가 충분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국수만 시키면 뭔가 부족해서 만두나 파전 등 다른 음식을 추가로 주문해야 할 듯 하다.

그래도 김치말이국수의 시원한 맛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크게 불만은 없는 수준이지만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예전 모습(2003년 2월 정도였던 것 같다)과는 상당한 변화를 느낄 수가 있다.

국수 역시 예전 것이 더 질이 좋았다. 전에는 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좋은 품질 좋은 청수소면을 사용했는데(이는 지나가다 주방에서 본 것) 요즘 것은 동네 분식집에서 맛볼 수 있는 툭툭 끊어지는 국수다. 식자재 단가를 낮추려고 했던 것 같은데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추가로 시킨 물만두. 부추를 듬뿍 넣어 산뜻하게 맛볼 수 있는 만두이지만 아무래도 직접 빚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행여 직접 빚은 거라면 다시 오류를 정정하겠음)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양을 감안한다면 다른 곳에서 받아다가 쓰는 게 아무래도 맞을 듯 하다. 만일 냉동제품을 사다 데치기만 해서 내어주는 거라면 저만큼이 5천원은 좀 비싼 가격으로 보여진다.

납품받는 만두인 것 같다는 의혹만 제외한다면 나쁘지 않은 모양새와 내용물. 만두소도 크게 다져져서 씹히는 맛이 좋다. 하지만 납품만두가 맞다면 언제든지 품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행여 김치말이국수 역시 이런식으로 자재를 납품 받아 현장에서는 간단한 조리만으로 손님상에 내어지는 건 아닐런지.
간판을 보니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려가 사실일 가능성이 많다. 프랜차이즈 김치말이국수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예전 곰터먹촌 음식의 정신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그렇다면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파는 우동가락과 차이점이 없는 것 아닌가.
이곳은 앞으로 2~3회 더 방문을 해본 뒤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만일 자식들이 선진적 경영방식 도입이니 뭐니 하는 이유로 어머니가 일궈놓은 제대로 된 이북 가정음식의 재현을 망쳐놓고 있는 것이라면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5년 전인 2003년 2월에 작성한 곰터먹촌 방문기 보기
Posted by shark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