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무작정 선입견으로 볼 생각이 없는 영화였다.
그도 그럴 것이 2MB 정부 들어서 대한민국은 반공을 국시로 하듯이 반 북한 정서 부추기기에 바빴고 실제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 "무찌르자 공산당" 식의 영상물들이 나왔기 때문에, 같은 기간에 만들어진 이 영화 역시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평범한 상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보게 된 고지전은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인지 몰라도 정말 괜찮은 작품이었다. 기존의 한국전쟁 영화들의 서사구조를 뛰어 넘으며 전쟁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에서 부질없이 쓰러져 가는 평범한 군인들의 내면적인 고통, 그 속에서도 이어지는 인간들의 이념과는 무관한 정을 담담하면서도 완급을 잘 조절해가며 마지막까지 가슴 아프게 그려낸다.
다른 배우들의 호연은 말할 것도 없었으며 고수라는 연기자가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이제 훌륭한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극중 김수혁 중위(고수 분)의 대사가 귀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니가 진짜 지옥을 알아?"
진짜 지옥...
Posted by sharky
